호생지덕(好生之德)은 만물이 지닌 덕이다. 그래서 인간은 누구나 생(生)을 좋아한다. 봄철에 파릇파릇 솟아오르는 새싹을 좋아하며 갓 태어난 어린 새끼를 사랑스러워하는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며 고슴도치도 제 새끼를 어여삐 여기는 것이니, 이것이 인간 본연의 마음이다. 나의 마음과 일치하는 것을 순덕(順德)이라 하니, 나의 마음이 너의 마음이며 우리 모두의 마음이다. 따라서 호생지덕(好生之德)은 인류의 보편적인 공통점이다.
악(惡)이란 무엇인가. 악이란 나의 마음에 어긋나는 것이며 너의 마음에 어긋나는 것이며 우리 모두의 마음에 어긋나는 것이니, 인류 보편의 호생지덕(好生之德)에 어긋나는 것이다.
공자는 천하에 대악(大惡)이 다섯 가지가 있다고 하셨는데 도적질은 여기에 들지 않는다고 하셨다. 왜 도적질이 여기에 들지 않을까? 이점은 독자가 헤아려 주길 바란다. 생각하면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마음이 순탄치 않고 음험한 것이요(心逆而險), 둘째 행동이 편벽되고 고집스러움이요(行僻而堅), 셋째 거짓말을 하면서 온갖 변명을 하는 것이요(言僞而辨), 넷째 추악한 일을 기록하여 박식을 자부하는 것이요(記醜而博), 다섯째 그릇된 일을 행하면서 좋은 일처럼 꾸며댐이다(順非而澤).
공자께서 노나라 재상을 하시면서 이상의 이유로 당시 대부였던 소정묘를 사형에 처하셨다. 공자께서 우리 현대사에 점철된 대악(大惡)을 처단하신다면 과연 사형을 면할 자 과연 몇이나 될 것이며 반대로 사형에 처해진 자가 과연 온당한 것인지를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한 개인의 죄악에 대한 처단이 이러할진대 제도를 이용한 정부 부처의 집단이기주의를 어찌 처단해야 할까. 지금의 검찰만이 이러할까. 정부의 모든 정책사업이 상향식, 복지, 서민을 위한 정책 운운하지만, 그 실효를 국민이 하나도 느끼지 못함은 조선 후기와 다를 바 없으니, 그 근원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대저 물은 아래로 흐르며 사람의 마음은 선으로 향한다. 촛불의 마음은 무엇이며 동학농민의 마음은 무엇인가. 인류 보편인 호생의 마음이니, 나의 마음이며 너의 마음이며 우리 모두의 마음인 것이다.
이 마음을 깨우쳐 터득하는 자가 이 시대 대한민국의 지도자이며 여민동락(與民同樂)을 실천하는 자이다. 따라서 호생지덕(好生之德)을 지닌 자만이 모든 국민의 뜻을 얻어 이 시대의 개혁을 마무리할 수 있으니, 그 혼란의 중심과 근원이 도덕성의 상실에 있기 때문이다.
양극화와 저출산의 원인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네가 좋아하는 것이며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것이며 인류의 보편적인 마음임을 깨우치고 정치에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면의 문제는 물론이고, 21세기 대한민국을 세계 제일의 문화선진국과 통일 대업을 완수할 지도자는 호생지덕(好生之德)을 깨우치고 실천하는 자라야 할 것이다.
고주환 논설위원 kjmong1479@hanmail.net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독한 아픔’을 이겨내는 법
